금영보 회화전
금영보의 회화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은 사물의 형태를 다루는 방식이다.
주관적으로 변형된 동물, 식물, 사람 등의 형태미는 어눌하면서도 친근함을 갖게
한다. 나이브 아트 (Naive art) 또는 소박파라 불리는 미술 경향을 언급할 수도
있겠으나 미숙하고 전문화되지 않은 나이브 아트를 그의 작업과 결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원근이나 빛, 비율 등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단순함을
선택함으로 작업의 물꼬를 트고 있다. 아방가르드의 전통에 열정적이었던
호크니는 소박파의 화풍을 빈번하게 사용한 바 있다.
“예술에는 미래도 과거도 없다. 시대적 미감이 녹아들어 있고 동시에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인의 의식구조에도 부합되는 작품이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다.
나는 이 현상에 대응되는 불변의 미적 형성력에 나의 상상력의 뿌리를
내린다.”(작가노트 2014)
이렇게 그는 회화적 방법론을 밝히고 있다. 미술의 역사적 선례와 현대적 모드를
넘나드는 구성에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불어넣는 것이다. 그가 몇몇 작품에서
차용하는 민화적 소재는 민속 미술의 원시적이고 건강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 봐야 한다. 에너지 넘치는 원형적 이미지와 분방한 구도 등 민화의
전위성에 눈을 돌린 작가는 우리의 미감에 무르녹은 형태와 채색을 수준 높게
구현해 내고 있다.
강상훈 평론 (오뉴월 대표)
전시 기간:
2024.12.27 - 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