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권 초대전 <HIDDEN PARTS 2>
이상권 작가의 풍경은 마치 그림 속에 그림이 있고 또 그림 속에 그림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림의 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하나의 중심이 형성되고 그림 전체는 방금 막 형성된 중심을 축으로 회전하며 이미지들의 질서와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런 마술적 신비가 첨단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21세기에도 회화가 유의미한 예술로서 살아남은 이유이다. 화가의 쉼없는 드로잉과 채색의 행위가 중첩된 평평한 이미지의 집합 속에서 우리는 생생한 운동과 살아있는 분위기를 느낀다. 생명으로 충만한 세계와 함께 호흡하고 관계맺으며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놀라운 ‘경이(驚異)’다.
느낄 수 없다면 더 이상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숨쉬며 움직이지만 좀비와 같다. 신체를 가진 유령이 아니라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의 생명력을 감응하고 공감하며 기뻐한다.
-18회 개인전 평문, <풍경, 시간의 무게와 깊이> 중에서-
전시 기간:
2024.4.5 - 4.24